[단편소설] 칵테일, 러브, 좀비 -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네 편의 이야기

 

칵테일, 러브, 좀비

벗어나기 위해서다. 작품의 잔혹한 장면들은 곱씹을수록 다정하다. 총과 칼, 선혈과 비명 너머에 그 온기가 있다. 손에 피를 묻히더라도 비난하지 않는다. 그저 붉게 물든 손을 맞잡고 앞으로 나아갈 따름이다. 지극히 장르소설다운 공감법이다. 여성 빌런의 탄생기 〈초대〉, 물귀신과 숲귀신의 사랑이야기 〈습지의 사랑〉, 가부장제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좀비물 〈칵테일, 러브, 좀비〉,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의 우수상 수상작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등 네 작품이 담겼다

저자

조예은

출판

안전가옥

출판일

2022.04.13

 

🌍 작품의 세계관과 배경

이 작품은 현실과 초현실이 교차하는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이야기는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초대'에서는 일상 속 불안과 강박이 실체화되는 심리적 공포를, '습지의 사랑'에서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판타지를, '칵테일, 러브, 좀비'에서는 좀비 바이러스라는 SF적 설정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에서는 시간 여행이라는 요소를 도입하여 각기 다른 장르적 특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은 단순한 장치로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문제와 인간 심리의 깊이를 탐구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 줄거리와 주요 인물

'초대'는 채원이라는 여성이 자신의 목에 박힌 가시처럼 떨쳐낼 수 없는 불안과 마주하는 이야기입니다. 정현이라는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불안이 태주라는 남자친구의 등장으로 증폭되며 전개됩니다. 채원의 목에 박힌 가시는 그녀가 억압해 온 트라우마와 자존감의 상실을 상징하며, 이는 현대인들이 겪는 관계의 불안을 대변합니다.

'습지의 사랑'은 물귀신 '물'과 '숲'이라는 두 존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립니다. 고독했던 물귀신이 숲을 만나면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성장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이야기는 소외된 존재들의 연대와 치유를 다루며,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서사적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좀비가 된 아버지를 마주한 주연의 이야기를 통해 복잡한 부녀 관계와 가족애를 다룹니다. 가부장적이었던 아버지와의 미완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주연의 심리가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좀비라는 설정은 단순한 공포 요소가 아닌, 현대 사회의 가부장제와 가족 관계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구조로, 가정 폭력과 스토킹이라는 폭력의 순환과 시간 여행이라는 모티프를 결합시켜 흥미로운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폭력의 대물림과 그 극복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며,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 작품의 특별한 매력

1. 장르의 다양성: 공포, 판타지, SF,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적 특성을 한 권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각 장르의 특성이 이야기의 주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2. 섬세한 심리 묘사: 각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하여 현실감 있게 그려냅니다. 특히 트라우마, 불안, 공포, 사랑 등 복잡한 감정들을 탁월하게 표현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3. 상징적 은유: 가시, 물귀신, 좀비, 나이프 등 각 이야기의 핵심 소재들이 현대인의 불안과 트라우마를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러한 은유적 장치들은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다층적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4. 독창적인 구성: 현실적 소재와 판타지적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시간의 순환성, 관계의 복잡성, 폭력의 대물림 등 무거운 주제들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 작품집은 현대인들이 겪는 다양한 형태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관계의 문제를 다룹니다. 특히 가족 관계,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폭력,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판타지와 공포라는 장르적 장치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며, 독자들에게 치유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 작품 평가

각각의 단편이 지닌 독특한 분위기와 설정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현실의 문제를 판타지적 요소로 재해석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섬세하고 공감을 자아내며, 각 이야기의 결말이 여운을 남깁니다. 작가는 장르문학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현실의 무게감을 놓치지 않는 균형 잡힌 서사를 보여주며, 이는 한국 단편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다만, 일부 이야기에서는 판타지적 설정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추천 독자

• 판타지와 호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
•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를 다룬 심리 소설을 즐기는 독자
• 실험적이고 독특한 단편 소설을 찾는 독자
• 가족 관계나 연인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20-30대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