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현대소설] 밤의 여행자들 - 재난과 관광이 만나는 곳에서 발견한 인간의 민낯

by 세랑잉_seranging 2025. 4. 15.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저자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EBS 《라디오 연재소설》을 통해 방송된 작품이다. 독특한 상상과 놀라운 현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재난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 여행 상품만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저자
윤고은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13.10.11

 

🌍 작품의 세계관과 배경

윤고은 작가의 '밤의 여행자들'은 재난이 관광 상품으로 상품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여행사 '정글'은 자연재해나 인공재난을 관광 상품으로 패키지화하여 판매하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설정은 현대 사회의 재난 관광이나 다크 투어리즘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형태로, 재난을 소비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날카롭게 그려냅니다.

작품 속 세계에서는 지진, 쓰나미,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부터 테러, 방사능 유출, 전쟁의 흔적까지 모든 종류의 재난이 관광 상품이 됩니다. 여행객들은 안전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재난을 '체험'하며, 이는 현대인의 위험 욕구와 스릴 추구를 반영합니다.

작품의 주요 무대인 '무이'는 사막의 싱크홀이 있는 가상의 장소로,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점차 감소하여 퇴출 위기에 처한 곳입니다. 이는 관광 산업의 냉혹한 현실과 자본주의 사회의 효율성 추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무이의 황량한 사막 풍경과 예측할 수 없는 싱크홀의 발생은 현대 사회의 불안정성을 대변하는 동시에, 인간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자연의 위력을 보여줍니다.

 

 

🌱 줄거리와 주요 인물

고요나는 여행사 정글의 수석 프로그래머로, 10년간 재난 관광 상품을 개발해 온 베테랑입니다. 그녀는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과 재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관광객들에게 '안전한 위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습니다. 그러나 상사 김조광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회사 내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사표 제출 후 회사로부터 제안받은 휴가 겸 출장으로 무이로 향하게 되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일행과 낙오되면서 벨에포크 리조트의 비밀스러운 계획에 휘말리게 됩니다.

김조광은 권력을 이용해 약자를 착취하는 전형적인 기득권층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성추행은 단순한 일탈이 아닌, 조직 내 권력관계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으로 작용합니다.

벨에포크 리조트의 매니저는 관광 산업의 이면에 숨겨진 비즈니스의 냉혹함을 보여주는 인물로, 무이의 관광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을 드러냅니다.

주요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와 내면의 갈등은 작품의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특히 고요나의 내적 성장 과정과 벨에포크 매니저를 비롯한 조연들의 다양한 욕망이 맞물리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각 인물들은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보여줍니다.

 

📚 작품의 특별한 매력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재난을 관광 상품화한다는 독특한 설정에 있습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소비문화와 인간의 욕망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재난이 구경거리가 되고 상품이 되는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을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특히 위험을 통제하고 상품화하려는 인간의 시도와, 그것을 벗어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 사이의 긴장감이 작품 전반에 걸쳐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작가는 재난 관광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인의 욕망과 공포, 그리고 그것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예리하게 분석합니다. 안전한 환경에서 위험을 체험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모순적인 심리와, 그것을 상품화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의 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딜레마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또한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인의 고립감과 소외감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낯선 곳에서의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불안이 작품 전반에 깔려있어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특히 관광객으로서의 경험과 생존자로서의 경험이 교차되는 순간들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작품은 현대 사회에서 재난과 관광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합니다. 타인의 불행을 관광 상품으로 소비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생존과 적응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더불어 재난을 소비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현대 사회의 비인간적인 측면을 비판적으로 조명합니다.

또한 회사 내 권력관계와 성추행 문제를 통해 현대 직장인이 겪는 부조리한 현실을 반영하며, 이에 대한 저항과 극복의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특히 여성 직장인이 겪는 차별과 폭력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루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현실을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 작품 평가

작가는 독특한 설정과 탄탄한 서사 구조를 통해 현대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재난 관광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는 동시에, 개인의 성장 서사를 효과적으로 녹여냈습니다. 특히 SF적 상상력과 현실 비판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특히 주인공 고요나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사회적 이슈를 개인의 서사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작가의 필력이 돋보입니다. 재난을 소비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비판하면서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다양한 선택과 고민을 공감적으로 그려내는 균형 잡힌 시각이 인상적입니다.

 

 

👥 추천 독자

  • 현대 사회의 부조리한 면모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
  • 재난과 관광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조합에 관심이 있는 독자
  • 직장 내 권력관계와 성차별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
  • 인간의 욕망과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탐구하고 싶은 독자
  • 깊이 있는 심리 묘사와 사회 비평을 즐기는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