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한강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14.05.19
책 소개
『소년이 온다』는 2014년 출간된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로,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비극적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품입니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한강 작가가 이 작품에서는 한층 더 무거운 주제에 접근하며, 집단적 폭력과 침묵의 문제를 섬세하고도 강렬하게 다룹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 소설이 아닙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기억, 그리고 언어의 한계 속에서도 ‘말해야 할 것’을 외면하지 않는 문학적 시도이자 윤리적 선언입니다.
줄거리 요약
이야기는 1980년 광주의 시민군 활동에 참여했던 중학생 소년 ‘동호’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도청에서 희생자들의 시신을 정리하던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후, 더욱 깊숙이 항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후 동호는 군의 진압 작전에 의해 사망하고, 이야기는 동호를 기억하는 주변 인물들의 시점으로 전환됩니다. 나머지 장들은 살아남은 이들이 겪는 트라우마와 죄책감, 그리고 침묵 속에서의 생존을 다룹니다.
구성은 1장에서 6장까지 각각 다른 화자의 시점을 통해 진행되며, 그들이 동호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억하는지를 조명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닌, 기억과 감정의 연속성 속에서 비극을 체험하게 됩니다.
작품의 메시지
『소년이 온다』는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어떤 존재를 죽였는가?", "나는 그때 무엇을 외면했는가?" 한강은 이 소설을 통해 국가 권력에 의해 침묵당한 목소리를 다시 살려냅니다. 특히 무고한 이들이 어떤 고통 속에서 생을 잃었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감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마주하도록 유도합니다.
문장은 차분하지만 그 안에 담긴 고통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장의 절제된 표현은 더 큰 여운을 남기며, 독자로 하여금 직접 상상하고 감당하게 만듭니다.
리뷰어의 소감
개인적으로 『소년이 온다』는 단순히 감동적인 소설이 아니라, 읽는 이로 하여금 도덕적 의무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동호의 시신을 찾지 못한 어머니, 고문과 망각에 시달리는 생존자들의 모습은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러나 그 무거움 속에서도 작가는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기억을 붙들고 있습니까?”
이 책은 소설을 넘어서 하나의 기록이며, 한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책임을 문학의 형태로 구현한 작품입니다. 감정을 소모시키는 대신, 감정의 무게를 견디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누구에게 추천할까?
- 한국 현대사를 문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
-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감수성에 관심 있는 독자
- 감정적인 깊이가 있는 문학 작품을 찾는 이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단지 한 시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문학”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결론
『소년이 온다』는 한국 문학이 얼마나 깊이 있게 사회를 조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한 사람의 소년이 되어, 그의 시선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이 체험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경험입니다. 2025년 지금, 이 책은 더더욱 읽혀야 할 이유가 분명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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